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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언론의 `유재석 때리기`, 호들갑은 이제 그만.

글과 노는 자영 2007. 8. 2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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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4월 5일과 6월 17일에 걸쳐서 나는 <정체와 혁신의 갈림길, 유재석의 딜레마> 와 <그들, 무한도전을 떠나라> 라는 제목으로 유재석에 관한 기사를 내보냈다. 캐릭터 없는 '바른생활' 유재석의 이미지 한계와 고정 패널의 문제점을 지적한 기사였는데 이 때만 해도 유재석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아성이 굳건했던 때라 엄청난 반발에 부딪혔었다.

 

 

그러나 4월부터 6월에 이르는 시기는 오히려 그에게는 한계와 위기의 시기였다. 아무런 혁신도 발전도 보이지 않았기에 '유재석의 위기' 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그로부터 2달 후인 7월 말과 8월 초를 기점으로 유재석에 대한 비판 기사가 수없이 쏟아졌다는 것이다. 이 때에 이르러서야 언론은 의 X맨의 폐지와 <하자고><옛날TV> 의 부진, <해피투게더> 의 시청률 하락 등 유재석의 프로그램에 이상기류가 형성됐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이러한 '유재석 때리기' 는 지금까지도 유효한 것으로 대부분의 신문기사는 식상한 유재석의 정체를 하나같이 우려하고 있다.

 

 

 

 

 

긴급회의 열고, 프로그램 주도하고

 

 

그러나 비판적인 신문기사들과는 달리 7월 말부터 유재석의 움직임은 현저하게 분주해졌다. 그가 맡고 있는 프로그램 대부분은 일정 부분의 콘티를 유지하면서 변화의 바람을 맞았고 유재석의 주도하에 '혁신경영' 이 이뤄졌다. 김태호 PD나 김원희의 말처럼 유재석은 매번 고비 때마다 긴급회의와 아이디어 회의를 직접 자청해 프로그램의 판세를 단박에 뒤집는 수완을 발휘했다.

 

 

2007년 초반 절정의 인기를 지나 중반의 위기론이 솔솔 나오던 그 사이에 유재석은 이미 제작진들과의 회의를 통해 위기를 타파해 나가고 있던 셈이다. 최근 <무한도전> 은 '무인도''해병대''서울교통' 등의 에피소드로 시청률 20%대를 사수했고, <놀러와> 역시 대결 토크체제를 과감히 폐지하고 콘티 자체를 바꿔버림으로써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시즌 3를 맞은 <해피투게더> 역시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목요일 11시대를 장악했고, 장수프로그램 <진실게임> 역시 굳건한 아성을 지키고 있다.

 

 

그 중 눈에 띠는 것은 바로 <옛날 TV> 다. 유재석의 프로그램 중 유일하게 시청률 한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는 <옛날 TV> 는 꽁트와 버라이어티쇼를 결합하고, 그것을 다시 대결과 미션의 영역으로 가져감으로써 예사 예능 프로그램과는 다른 차별성을 강조했다. 비록 대중의 인기를 얻는데는 실패하고 있지만 유재석 스스로 "장기적으로 봐야한다." 는 말을 할 정도로 <옛날 TV> 는 유재석만의 '혁신' 을 보여준다.

 

 

예전부터 꽁트에 굉장한 애착을 가지고 있는 그는 버라이어티 쇼에 꽁트를 어떻게 결합해야 하는지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다. 그는 꽁트와 쇼를 분리된 개념이 아닌 하나의 개념으로 묶어버리고 버라이어티를 가장한 꽁트를 통해 꽁트의 명맥을 잇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무한도전> 에서 자주 나오는 애드리브 꽁트가 바로 그러하고, 거기에서 한 단계 진화한 형태가 바로 <옛날 TV> 다.

 

 

꽁트 코미디에 대한 유재석의 신념이 버라이어티 세계에 매몰되지 않고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것은 굉장히 놀라운 일이다. <무한도전> 같은 '리얼 버라이어티쇼' 가 최근 대부분의 예능 프로그램이 추구하고 있는 '대세' 이고 그 중심에 유재석 자신이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꽁트 버라이어티' 라는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대세에 안주하지 않는 혁신적인 모습을 몸소 보여줬다.

 

 

<옛날 TV> 의 박상혁 PD는 유재석을 두고 "굉장히 헌신적이다. 모든 역할에 충실하고, 프로그램의 방향을 잘 제시한다. 코미디와 감동이 함께 존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 유재석의 코미디를 보면 감동이 든다." 라는 극찬을 했고, <무한도전> 의 김태호 PD 역시 "4월 쯤에 <무한도전> 이 휘청휘청 했었다. 다들 힘이 많이 빠졌으니까. 그 때 유재석과 프로그램 전체의 방향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마치 공동연출 같은 착각이 든다." 라는 회고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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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 주변부에서 일어나는 인적쇄신

 

 

이 뿐 아니라 유재석 주변부에 보이는 '인적쇄신' 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울 필요가 있다. "<무한도전> 의 멤버들과 너무 많은 프로그램을 같이 하는 것이 아니냐." 는 항간의 비판을 비웃기라도 하듯, 유재석은 과감히 고정 패널을 교체함으로써 그러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최대 4개의 프로그램을 같이 하던 박명수와 유재석은 한 달 사이에 2개의 프로그램만 같이 하는 사이가 됐고 이는 하하와도 마찬가지다.

 

 

"친구따라 식상한다" 라는 기사의 제목과는 달리 이미 그는 송은이, 신정환, 김종민, 박준규, 신봉선 등 넓은 스펙트럼의 고정 패널들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의 판도를 다시 짜고 있다. 고정 패널의 한계가 뚜렷한 예능 프로그램의 특성 상 이 정도 인적 쇄신이면 꽤나 바람직한 발전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유재석의 정신을 다시 한 번 살펴볼 수 있는 상황이다.

 

 

기존 패널들과 '결별' 을 고하면서 유재석의 행동 반경도 상당히 넓어졌다. 예전 X맨이나 <하자고> 에 비해 <옛날 TV> 같은 경우 고정 패널의 영향력이 반감되었기 때문에 하하, 박명수에게 매몰됐던 유재석만의 고유 영역이 되살아 났고 <해피투게더 시즌3> 역시 '도전자' 와 '진행자' 사이에서 플레잉 코치 유재석의 진면모를 새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즉, 그는 박명수, 하하 등 기존의 패널에 신정환, 김종민 같이 예전 호흡을 맞췄던 패널, 신봉선 같은 신예 패널을 적절이 활용하면서 자신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셈이다.

 

 

 

 

 

유재석 시대, 계속 될까.

 

 

방송 안팎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유재석은 끊임없는 자기 혁신과 인적 쇄신을 통해 '유재석' 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높여가고 있다. 회당 1000만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출연료에도 그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부지런함으로, 위기에 침착하게 대처하는 현명함으로, 자신의 프로그램에 모든 것을 내바치는 겸손함으로 끊임없이 한국 예능계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신념을 지키면서 변화를 꾀한다는 것은 의외로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지금의 유재석은 그 어려운 일 두가지를 모두 해나가고 있다. 대세를 주도하면서도 새로운 것을 개척하고, 인기를 유지하면서도 끊임없이 프로그램을 바꿔나가는 재주는 유재석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는 위기를 기회를 바꿔나가는데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이 시대 진정한 엔터테이너다.

 

 

몇 년 전인가, <아름다운 TV 얼굴> 에 유재석이 출연한 적이 있다. 무명을 갓 탈출했던 시기였는데 그 때 그는 셀프 카메라 앞에서 "내가 평생 톱스타가 되지 못한다고 해도 난 많은 사람을 얻었고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을 거다. 만약 내가 인기를 얻고 스타가 된다해도, 난 힘들었던 이 순간들을 잊지 않고 변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살고 싶다." 며 촉촉한 눈물로 담담히 토로했었다.

 

 

방송작가 노지현씨는 유재석을 두고 "참 변하지 않는 사람" 이라고 했고, 동료 표영호는 "유재석이야 말로 진짜 MC다." 라고 했다. 노지현과 표영호의 말처럼 유재석은 '변하지 않는' 열정으로 이 시대 '진짜 MC' 가 해나가야 하는 일을 묵묵히 해나가고 있다. 식상함과 위기를 차근차근 타파하고 새로운 자기 영역을 구축해나가는 이 성실한 MC가 예전 무명 시절의 바람처럼 끝까지 "후회하지 않고 노력하며" 살아가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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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끄적끄적 이야기♤
글쓴이 : 승복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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