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살의 슬픈 아프간 신부 샤브남…아빠는 팔고, 남편은 학대
아프가니스탄 여성 ‘샤브남’. 그녀는 13살의 어린 신부였다.
하지만 노예나 다름없었다. 빚을 갚으려는 아버지에 의해 50대 남성에게 팔렸다. 형식은 ‘결혼’이었으나 내용은 ‘채무상환용’. 인간이라기보다 ‘물건’이 된 것이다.
AFT 통신은 26일(현지시간) 아프간 소녀 신부 '샤브남'의 슬픈 이야기를 전하면서 "이 세상에서 가장 최악의 경우는 ‘아프간 여성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결혼을 한 샤브남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남편의 가혹한 매질뿐. 그녀를 ‘소유한’ 남편은 방 안에 어린 아내를 가뒀고 가족들의 방문도 금했다.
“엄마는 제가 열한 살 때 돌아가셨어요. 제 아버지는 정말 잔인한 사람이었지요. 저를 팔아넘겼으니까요. 저를 산 사람은 남자 친척들과 얘기하는 것을 보고서는 질투심에 불탔어요. 두 번 도망친 적이 있는데 계속 저를 때렸어요.”
이제 17세가 된 샤브남. 아프가니스탄에서 학대받고 고통 받는 여성들을 위한 쉼터에 머물고 있다. 그녀는 이혼을 원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남편은 꿈적도 않았다. 이혼에 응하지 않았고 어디론가 떠나버렸다.
“저는 완전히 혼자예요. 이곳에서 8개월 있었는데, 앞으로 어떤 일이 저에게 일어날지 알 수 없어요.”
지금 샤브남의 차라리 ‘행복’하다. 피난처를 찾은 샤브남은 그저 아프간에서 여성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수백만 여성들이 겪어야 할 육체적, 정신적 학대로부터 안전하기 때문이다.
2001년 이슬람 무장단체인 탈레반이 무너진 뒤 아프간 헌법은 여성도 교육을 받고서 취직할 권리를 보장했다. 하지만 반군세력이 확대되면서 다시 이전의 잔혹한 분위기가 다시 조성될 것같은 것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탈레반 통치 기간에 아프간에서 여성에 대한 폭압은 일상적인 억압이 됐다. 소녀들은 학교에 가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으며, 여성들은 동행하는 남자친척이 없거나 부르카(전신을 가리는 전통의상)를 착용하지 않으면 외부 출입도 할 수 없었다.
요즘도 아프간 여성들은 죽음의 위협에 노출돼 있다. 여권 운동에 나서는 등 정치적 활동이 활발할 경우 강제 추방되거나 살해되는 경우도 있다.
평화로운 이 북부 지역이 폭력으로 점철되자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은 반군단체 지도자들과 협상을 제안했다.
하지만 여성들은 평화협상이라는 이름 아래 헌법에 명시된 자신들의 권리가 약화되는 건 아닌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젊은 여성은 걸음마를 배우는 어린 시절부터 가족들의 빚을 갚기 위해 강제약혼을 해야 하고, 결국 남편에게 맞고 성폭행을 당하는 등 노예처럼 다뤄진다. 아프간 여성 중에는 사랑하는 남성과 사귀었다는 이유로 남동생에 의해 교도소로 보내졌던 경우도 있다.
교도소에서 나온 뒤에도 가족들은 정해준 남성과 결혼하지 않으면 살해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이 여성은 “내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한 여성이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무엇이냐”고 자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